느루의 새벽시간 6
- 이도현
- Apr 13, 2016
- 3 min read
안녕하세요. 느루의 새벽시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어느덧 우리가 좋아하는 계절, 봄이 찾아왔네요. 하지만 계절이 바뀌면서 기분이 싱숭생숭하신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저 또한 계절을 타는 편이라 이맘때가 되면 자주 외로움을 느끼곤 합니다. 단순히 봄이 왔는데 연인이 없어서 외롭다기보다는 조금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아 물론 그런 외로움도 아예 무시할 순 없겠죠. 근데 어느 날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어쩌면 계절을 탄다는 건 내 나름의 변명이었다는 생각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사계절 내내 그러니까 매일 한 번쯤은 외롭다는 생각을 달고 살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일 겁니다. 각기 다른 상황과 이유로 말이죠. 모두가 다 잠든 새벽에 혼자 깨어있다는 생각이 들 때 외로울 수도 있고 많은 사람과 함께하는데도 충분히 외로울 수 있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외로운 현상은 극히 자연스러우니 어느 정도 받아드리는 게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감정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일 겁니다. 가만히 놔두면 또 병이 되곤 하니까 말이죠. 그래서 오늘 새벽시간에서는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여러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사연은 익명으로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요새 이유없이 외롭고 공허해요. 제가 계절을 타는 걸까요?
외로운 이 새벽에
어김없이 난 혼자였고
무거운 공기 아래
그 누구보다
평화롭게 잠들었다
혼자 있어도 괜찮지라고 물을 때,
'아니'라고 해야 했다
다들 봄을 누릴 때,
나 겨울이라 춥다고 외쳤어야 했다
누군가를 머리에서 내보내는 일이
함께한 시간마저 풍등처럼 띄워야 하는 거였다면,
또 이렇게 갈 줄 알았더라면,
걱정이라는 이름으로라도
네 기억에 내 발자국 남겼어야 했다.
외로움이 내 것인지 내가 외로움인지
구별이 가지 않을 때가 있다.
날이 갈수록 적응되지 않는 외로움은 왼손잡이인 내가
오른손으로 무엇을 한다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는 일과 같았다.
끝까지 오른손잡이가 못 되는 일이었다.
외로움은, 내 오른손은,
나는 그저 계속 쓰던 손이 아니어서 그렇다고 변명할 뿐이다.
우리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데 이유가 어딨어." 혹은 "외로운 데 이유가 어딨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아예 이유가 없다고 하기엔 무언가 놓치는 게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히 우리가 그런 감정이 들기까지는 어떤 요소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외로움뿐만 아니라 어떤 감정이 나를 지배한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는 그 감정을 대상화시켜보세요. 그리고 철저히 나랑 분리한 뒤 그 대상을 바라보세요. 그렇게 바라보다 보면 내 기분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게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도대체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느낀다면 그때부터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즘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졌더라면, 연락 안 하고 지냈던 보고싶었던 친구들과 만난다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처럼 나를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쓰는 방법 말입니다. 자꾸 이런 기분이 든다 해서 더 움츠리거나 하지 마세요. 분명 당신 곁에는 당신의 허전함을 채워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먼저 일어나서 다가가고 그들의 빈자리까지 채워줄 수 있다면 여러분은 한층 더 멋진 사람으로 거듭날 겁니다.
사실 앞서 계절을 타는 게 저만의 변명인 것 같다고 얘기하긴 했지만,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 게 더 낫다고 여기신다면 그렇게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건 절대로 이런 감정들이 여러분을 압도하게 내버려두진 마세요. 그리고 항상 여러분을 잃지말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여러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추천해드릴 노래는 커피소년의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입니다. 이 노래는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따듯한 말을 전해주어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자기 전에 듣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가져와 봤습니다! 그럼 오늘 하루 잘 마무리하시고 편하게 잠자리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 그럼 굿나잇.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 by 커피소년
누가 내 맘을 위로할까
누가 내 맘을 알아줄까
모두가 나를 비웃는 것 같아
기댈 곳 하나 없네
이젠 괜찮다 했었는데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다시 찾아온 이 절망에
나는 또 쓰려져 혼자 남아있네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
괜찮다 말해줄게
다 잘 될 거라고 넌 빛날 거라고
넌 나에게 소중하다고
모두 끝난 것 같은 날에
내 목소릴 기억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넌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이젠 괜찮다 했었는데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다시 찾아온 이 절망에
나는 또 쓰려져 혼자 남아있네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
괜찮다 말해줄게
다 잘 될 거라고 넌 빛날 거라고
넌 나에게 소중하다고
모두 끝난 것 같은 날에
내 목소릴 기억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넌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니 편이 되어 줄게
괜찮다 말해줄게
다 잘 될 거라고 넌 빛날 거라고
넌 나에게 소중하다고
끝난 것 같은 날에
내 목소릴 기억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넌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니 편이 되어 줄게
그리고 사연은 계속해서 leedohyun00882@branksome.asia 이메일로 받고 있으니까 부담없이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들 좋은 한 주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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