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수업 현장학습
- 양예원
- Mar 3, 2016
- 2 min read
교실안 히터 아래에서 공부하던 우리에게 교실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다음 수업은 현장학습을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자마자 나를 포함한 반 아이들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다. 학교를 벗어날 수 있다는 기쁨은 현장학습 당일 아침까지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수업을 빠지는 대신 그에 따른 대가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몰랐다. 그렇게 우리들의 기대를 싣은 버스는 목적지인 제주 시내를 향해 출발했다. 버스 안에서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마이크 사용법을 듣다보니 어느새 버스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우리가 첫번째로 간 곳은 동문 재래시장이다. 제주의 전통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시장이 아닐까 싶다. 평일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드물었다. 처음에는 인터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계속 앞으로만 걸었다. 하지만 곧 자신감을 가지고 어느 과일가게에 들어가 양해를 구해보았다. 하지만 그 가게 아주머니의 대답은 “안되요. 절대 안되요” 였다. 겨우 용기내어 들어간 곳인데 보기좋게 거절 당하고 말았다. 내가 생각했던 분위기는 모두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해 주실 줄 알았는데 현실은 반대였다.
풀이 죽은 모습으로 계속 시장을 둘러보다가 옷감을 파는 가게들이 모여있는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형형색색의 한복이 걸려있었고 여러가지 옷감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왜인지 느낌이 좋아 어느 한복 가게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셨지만 우리의 간절한 부탁에 얼굴은 찍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인터뷰를 허락받았다. 그렇게 첫번째 인터뷰를 무사히 마치고 또 다른 가게 상인분께 부탁드렸다. 이번에는 비디오를 찍는 것도 허락해 주셨다. 세 분 모두 준비한 질문에 정성스럽게 대답해주셔서 그 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어느덧 시간은 지나 집결시간에 가까워졌다. 집결장소에는 이미 세 그룹이 와 있었다. 아이들의 관심사는 당연히 몇 분이나 인터뷰 했는지 였다. 2~3분을 했다는 조가 대부분이었고 유일하게 한 조만 8분을 인터뷰했다. 인터뷰 활동 시작 전 분위기와 인터뷰 후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처음으로 인터뷰를 거절당해 상처를 받아, 대부분의 반 아이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실망감을 뒤로 하고 동문시장에서 시청으로 장소를 이동했다. 다행히 날씨가 덥지 않아서 이동하는데 덜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 길이가 생각보다 멀어서 모두가 지쳐있었다. 고생도 잠시 우리가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왔다. 시청 주변은 재래시장과는 상반되는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재래시장은 옛날 분위기가 남아있다면 시청 주변의 거리는 요즘 유행하는 음악이 흐르고 현대의 모습만이 남아있었다. 물론 찾아보면 옛날의 모습이 아직 남아있는 곳도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은 현대적인 모습이었다.

우리의 예상 밖으로 오히려 10~20대 분들이 인터뷰에 더 적극적이었다. 시장에서의 여파로 겁부터 먹고있었는데, 생각외로 인터뷰가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하지만 시간은 한정적이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한채 학교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모두들 피곤했는지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잠들었다. 이번 현장학습을 통해서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는 것과 교실에서 배우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우리나라가 외국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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